전체 글308 [월든] 독후 1. 경제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은 초월주의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19세기판 다큐 '자연인'의 인문학 버전이라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곳곳에 묻어 있는 도약을 위한 움츠림까지 모두 감출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스피노자의 냉철한 시선과 달리 순수하게 자연과 마주하는 소로의 시선은 따스합니다. [월든]은 전반적으로 시대 배경이 다르고 다양한 언외의 메시지들이 곳곳에 묻어 있어 별도의 학습이 요구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영미권 특유의 서사와 신화적 상상력과 동양 사상과의 융합으로 철학 에세이로서는 무겁지 않게 읽히는 독특한 매력을 가집니다. 특히 1장은 배금주의에 흠뻑 젖어 죽어가는 현대인들에게 눈을 부릅뜨고 정독할 만한 장으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본문은 검정색으로, 저의 해석은 푸른색(☞)으로 표기하도록 하겠습니다."성장.. 2026. 9. 2. 코르(Cor) 가슴이 시키는 일 현대 사회에서 이성은 뇌의 영역이고, 감정은 그와 무관한 순간적 조건반사(Feel)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인문학이 인간을 다양한 메타포로 표현할 때, 늘 머리가 아닌 '심장(가슴)'을 소환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상식 하나 : 감정 인지주의(Cognitive Theory of Emotions)감정은 맹목적인 심리적 충동이 아닙니다. 외부 요인과 나의 관계를 밀도 있게 인지하고 평가하는 '지적 판단'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저서 [수사학]에서 감정을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판단(Krisis)'을 동반하는 인지적 반응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이성적 판단과 '프로네시스(실천적 지혜, Phronesis)'가 올바른 감정 상태와 분리될 수 없다고 보았으며, 현대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스토아학.. 2026. 8. 28. 오만과 편견 2. 칼 융의 신발과 치킨게임 일드 [의룡 : Iryu-Team Medical Dragon] 시즌 1에는 강렬한 대면 장면이 나온다. 의사로서의 순수함을 회복해 가는 부교수 카토와, 기득권의 정점에서 탐욕을 수호하려는 교수 노구치의 독대다. 이 자리에서 노구치는 카토에게 비웃 듯 경고한다."君の欠点はね,理想という型に,無理やり現実を当てはめようとする.組織のトップとしてはとても危険だ.信念で舵を取る船頭は,船を沈めるんだよ."(자네의 결점은 말이지, 이상이라는 틀에무리하게 현실을 구겨 넣으려고 해. 조직의 수장으로서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지. 신념만으로 키를 잡는 사공은 배를 침몰시키는 법이지.)내가 이 드라마에서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구도에서 권선징악으로 마무리되는 유쾌/상쾌/통쾌의 클리셰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변혁에는 반드.. 2026. 8. 24. 오만과 편견 1. 레비나스 그리고 나의 아저씨 '타자', '얼굴' 하면 레비나스가 단연코 첫번째로 떠오르는 현자다. 실제로 그의 타자는 소외된 소수자와 약자를 품은 따스한 시선이다. 각설하고 레비나스의 대담집 [윤리와 무한] 중에 핵심 문구부터 살펴보자.[원문] "Autrui, c’est l'infini qui me rencontre. Cet infini est irréductible à un savoir." [영문 번역] "The Other is the infinite that meets me. This infinite is irreducible to a knowledge." [한글 번역] "타자, 그것은 나를 마주하는 무한이다. 이 무한은 지식으로 환원될 수 없다." [나의 변주] 결코 내 사유 안으로 완전히 포섭될 수 없는 존재, 그것이.. 2026. 8. 24. 아이올로스 오늘은 아이올로스의 바람 주머니가 잘 봉인된 모양이다.물결도, 바람도, 미동이 없다.어제의 폭우와 격류가 아련하다. 2026. 8. 23. 피그말리온, 기복 신앙의 원형(原型) & 메타노이아 현시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가 기록적인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 조류에 발 하나만 살짝 걸치면서(ㅋㅋㅋ)'피그말리온 효과(간절히 소원하면 이루어진다)'의 기원인 그리스 신화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줄거리를 압축하면 아래와 같다. 키프로스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당시 여성들의 도덕적 타락과 성적인 문란함, 그리고 수치심의 상실에 실망해 홀로 살기로 결심한다. (2026년 대한민국이나 일본 등에서 번지는 홀로족도 고민해 볼 포인트다.) 이에 그는 상아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인상 '갈라테아'를 조각한다. 시간이 흐르며 그는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진짜 사람처럼 사랑하게 된다. 옷을 입히고, 보석을 선물하며, 입을 맞추기까지 한다. (청동기 시대 그.. 2026. 8. 22. 이전 1 2 3 4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