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361 세우 細雨 우리는 자신의 지향성 안으로 타인을 구조화하고 스스로를 병치시킨다.고토(枯土)의 비명에 추운(秋雲)이 화답하고창백한 로고스의 서사도 서정의 세우(細雨) 속에 녹아든다.난 다시 미소 짖는다. 2026. 10. 18.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리뷰 6-1. 키치(Kitsch) 대장정(Grand March)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골똘히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저마다의 화면 속에는 짧은 영상들이 쉴 새 없이 넘어가고, 사람들은 간간이 소리 없는 웃음을 짓거나 미간을 찌푸린다. 우리는 매일 엄청난 양의 정보와 감정을 소비하지만, 그 중 정말 우리 삶속 날것의 진실을 마주하게 하는 것은 얼마나 될까. 삶의 팍팍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누군가 잘 짜놓은 매끄럽고 보기 좋은 그럴듯한 감정의 서사에 자발적으로 올라타고 있는 것은 아닐까.힘겨운 직장 생활과 불안정한 미래를 잠시 잊게 해주는 매력적인 정치인의 구호나, SNS에 넘쳐나는 분노의 행진을 볼 때면 늦은 가을 소슬함이 느껴진다. 밀란 쿤데라의 사유 속 키치(Kitsch)①라는 개념의 속성들을 따라가 보면서, 작금의 .. 2026. 10. 16. 중용(中庸)의 본도(本道) by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것은 제가 소위 '동도서기'(東道西器)라는 절충의 논리를 수긍하는 뜻이 아닙니다.절충이나 종합은 흔히 은폐와 호도(糊塗)의 다른 이름일 뿐, 역사의 특정한 시점에서는 그 사회, 그 시대가 당면하고 있는 객관적 제조건에 비추어, 비록 상당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는 주장이라 하더라도 그 경중, 선후를 준별하고 하나를 다른 하나에 종속시키는 실천적 파당성(派黨性)이 도리어 '시중'(時中)의 진의이며 중용의 본도(本道)라고 생각됩니다.-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매직펜과 붓 대책 없는 현실 타협론자들은 세상의 구조적 모순이 터져 나올 때마다 늘 양극단을 배격하고 절충안을 찾으라 말한다. 그들이 말하는 중용이란 결국 내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적당한 타이밍에 올라탈 기회만 엿보는 기회주의의 다른 이름이자, 아.. 2026. 10. 15. 메멘토 모리, 아모르 파티, 카르페 디엠 : 희망과 내일의 양가성(兩價性) 인류의 역사에서 '희망'은 흔히 등불로 대접받아 왔다. 그러나 어두운 현실을 비추는 불빛이었던 희망은, 어쩌면 '지금(오늘)'라는 현실을 회피하기 위한 유약한 저항이자 인간을 영원한 결핍 상태에 묶어두는 마음의 밧줄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희망은 인간이 만들어냈으나 도리어 인간을 집어삼키는,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환상에 가까울 수 있다. 우리는 희망이 지닌 이른바 양가성(兩價性, Ambivalence)을 마주하곤 한다. 희망(내일)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축복일까? 아니면 현재의 행복을 파괴하는 저주일까.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유전자의 포장술과 함정. 진화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희망과 내일에 대한 집착은 유전자가 자신의 존속과 번식을 위해 설계한 일종의 인지적 메커니즘일 .. 2026. 10. 15. His-story와 Hysteria(히스테리, 자궁) 여아라는 이유로 조선 왕실의 역사에서 지워질 뻔했던 아이가 있었다. 그러나 왕세자였던 쌍둥이 오라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여아는 자신의 진짜 이름인 '담이'를 버리고 남장 세자 '이휘'가 되어 곤룡포 뒤로 숨어든다. 귀요미 박은빈 배우가 여주로 나온 KBS 드라마[연모]의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도 재미나게 보았지만 가수 린(LYn)이 부른 OST "알아요(One and Only)" 를 무지 좋아한다.) 이휘가 입은 곤룡포가 남성 지배 계급의 정체성 위에 씌어진 역사(His-story)의 무대 위에서 주류의 서사가 공고해지는 동안, 그 얼개속에 진입하지 못한 여성들의 고통은 변질되고 소외된다는 점을 드라마에서는 다미의 시선에서 말하고 있다.이 서사는 서구 문명사에서 역사(History)와 .. 2026. 10. 1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독후 5-2. 무한(無限)의 가면과 은유 우리는 평생 타인을 내 안에 가두려 갈망하지만, 결코 타인의 온전한 실존에 도달하지 못한다. 인간은 타인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마주할 때 두 가지 태도를 취하곤 한다. 하나는 상대에게서 내가 꿈꾸는 주관적 이상향을 투사①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가 가진 객관적인 다양성 자체를 포용하려는 방식이다. 전자가 자기 환상에 갇힌 낭만주의자라면, 후자는 멈추지 않는 실존적 탐험가다.전자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혹(?) 神 이라면,전자와 같은 낭만적 집착은 그 실망감 역시 상상 그 이상일 것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왜 우리가 그토록 타인의 자아를 갈구하느냐는 것이다. 인간은 타인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보편적 공통점만을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인간 존재의 진짜 핵심은 그 상상의 한계를 벗어난 .. 2026. 10. 13. 이전 1 2 3 4 ··· 6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