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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독후 7. 콩밭 - 알묘조장(揠苗助長) 월든 7장에 앞서 맹자(孟子) 공손추 상(上) 편의 유명한 일화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맹자의 제자 공손추가 ① 호연지기(浩然之氣)에 대해 질문을 하자 맹자는 답합니다. 호연지기란 그 기운 됨이 지극히 크고 굳세어 올바름으로 길러 해를 당하지 않으면 천지간을 꽉 채울 것이다. 의를 행하고 도를 깨우치는 것이 함께 하는 것이므로 이것이 없다면 굶주림과 같은 것이요. 행동해서 마음에 흡족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궁핍하게 된다. 반드시 효과를 기약해선 안 되고, 마음으로 잊지 않되 자라도록 도와줘선 안 되니, 송나라 사람이 그렇게 한 것(조장,助長)처럼 해선 안 된다.여기서 송나라 사람이 한 것(② 알묘조장, 揠苗助長)의 고사는 이렇습니다. 춘추전국시대 송(宋)나라에 한 어리석은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 2026. 9. 9.
[월든] 리뷰 6. 방문객들 - 진실을 듣기 위한 여백과 거리 우리는 운전할 때 최대한 먼 곳을 바라보아야 방어운전을 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눈으로 본 정보가 망막을 거쳐 뇌의 두정엽에서 분석되는 운동시차(Motion Parallax)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관찰자가 움직일 때 가까운 사물은 상대적으로 크고 빠르게 지나치며 흐려지지만, 멀리 있는 풍경은 천천히 움직이며 오히려 또렷하게 보입니다. 빠르게 달리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볼 때, 가까운 곳은 모션 블러(Motion Blur) 현상으로 형태가 뭉개지지만 먼 산의 풍경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물리적 시선의 법칙은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람 간의 거리 역시 너무 가까울 때, 원거리일 때보다 오히려 좋지 못한 결과를 야기하곤 합니다. 시공간마다 .. 2026. 9. 8.
망각의 술잔 "별을 세느라 어둠을 외면했다."- 류시화 [모란 앞에서 반성할 일이 있다] 中나 역시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말 달리는 마니(Máni)의 애처로움을 망각의 술잔에 묻어버렸다. 마니의 비명이 지워진 술잔에 곧 솔(Sól)의 눈물이 차오르려나 보다. 글렌르(Glenr)만이 침묵으로 나를 비춘다. 2026. 9. 8.
[월든] 리뷰 5. 고독 - 해방일지 꽉 막힌 출퇴근길 지하철 안, 수많은 사람의 어깨가 부딪히는 공간 속에서도 우리는 자주 소외감을 느낍니다. 특히나9호선 서쪽 러시아워는 남성들에겐 더더욱 지옥철이죠.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에서 염미정은 말합니다."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이처럼 주인공들이 채워지지 않는 결여를 느끼며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 했던 것도 바로 이 '소외'였습니다. 그들이 원한 것은 타인과의 단절이 아니라, 반복되고 억압된 소음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나 자신을 찾는 '해방'이었습니다. 이처럼 물리적인 거리가 인간의 외로움을 규정하지 않는다면, 진짜 고독이란 무엇일까요? 월든 호숫가 숲속에 스스로를 고립시켰던 소로는 역설적이게도 그곳에서 가장 완벽한 자유와 연결을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이제 본문과 내 멋대로의 해석을 .. 2026. 9. 7.
[월든] 리뷰 4. 자연과 여백 - 견자(見者) 삼국지는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갔던 삼고초려(三顧草廬) 에피소드는 아주 유명한데요. 유비가 찾아간 융중의 초당(草廬)에는 앞마당도, 삼엄한 울타리도 없었습니다. 오직 창문턱까지 밀려든 대나무 숲과 자연만이 그 주인을 지근거리에서 품어주고 있었죠. 이때 낮잠을 자던 제갈량을 유비는 깨우지 않고 몇시간 동안 미동도 없이 서서 기다립니다. 유비의 시선에 제갈량은 책이나 세상의 통념에 갇히지 않고, 자연의 순리 속에서 천하의 흐름을 날것 그대로 꿰뚫어 보던 소로가 말한 '견자(見者)'의 삶을 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 바로 그런 울타리 없는 삶과 여백의 풍요를 이야기합니다.이제 제가 선택한 책꼽문을 보겠습니다. .. 2026. 9. 7.
[월든] 리뷰 3. 독서 - 외눈박이 오딘 마블 영화 속 오딘(토르의 아버지)은 외눈박이로 나옵니다. 영화에선 자세히 소개되지 않지만, 북유럽 신화에는 젊은 시절 오딘이 지혜를 얻기 위해 거인들의 땅 요툰하임에 있는 '미미르의 샘(지혜의 샘)'을 찾아가, 자신의 한쪽 눈을 바치고 지혜를 얻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이렇듯 소중한 것을 얻는 일에는 반드시 그에 걸맞은 수고가 동반되기 마련인데요.이러한 치열한 과정이 생략된 채 쉽게 득한 것은 대부분 진짜 내 것이 되지 못합니다. 곰곰이 반추해 보세요. 우리가 요행이나 기복만으로 취득한 것들 중에 정말로 삶을 지탱할 만큼 소중한 것이 있었을까요?월든 3장 소로는 답은 선명합니다.독서를 잘하려면 운동선수가 거쳐 가는 것과 같은 훈련을 해야 한다.평생에 걸쳐 꾸준한 의도를 가지고 그 훈련에 임해야 한다.이제.. 2026.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