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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자성, 사랑과 미련에 대한 철학적 고찰 타인은 찰나의 시공간 조차 나의 지성으로 절대 귀속될 수 없는 이원적 존재이다. 반해 나의 결단은 대상화된 절편의 흔적속에 왜곡되지만 실존을 지향하는 현존재에게 결단에 뒤따르는 미련이란 귀속될 수 없는 타인에 대한 인정이며 배려의 흔적이다. 그리하여 사랑은... 삶의 궤도가 타인의 인력에 수렴되는 탈자적 순간이 되고, 그 무뎌짐조차 나의 것이 아니며, 오직 시선만이 내 몫이다. 종말의 수용 속에서 순간의 소중함이 현현된다. 하여 미련은 아쉬움을 넘어서고, 예속된 결단으로 놓아버린 나와 내 시선 속 타인에 대한 깊은 연민이며 단자의 자궁속 온기에 대한 그리움의 침잠이다. 그럼에도 타인의 얼굴에 비친 무한한 빛은 숙명을 초월하려는 실존적 비상으로 나를 깨운다. 2026. 10. 29.
무지의지(無知의 知), 북 스마트(Book Smart) 많은 매체(영화, 드라마, 뉴스) 등에서 위정자들를 포함한 기득권층이 서민을 개나 돼지에 비유하며 하대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불쾌감을 드러내곤 하지만, 그것도 아주 찰나일 뿐 이내 기억에서 지워버리죠.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고, 대중은 결국 기득권의 통치 아래 순응하게 될까요? 이를 날카롭게 분석한 철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들은 차고 넘칩니다. 하지만 정작 ‘군중’이라 불리는 피지배층은 이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책을 읽거나 깊이 공부하는 데 별도의 에너지를 쓰려 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삶의 현장에서 체득한 실전 감각, 즉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집단 안에서 한정된 생활을 지속하다 .. 2026. 10. 29.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책리뷰 > 서도 : 양두구육(羊頭狗肉)의 사회와 앙가주망 최근 방영중인 예능 프로그램 [신인감독 김연경2]의 한일전 리매치는 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일본의 명문 팀을 상대로 코트 위에서 온 힘을 다해 부딪치는 선수들의 투지는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과 맞물려 애국심과 연대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우리는 이처럼 국가 대항전이나 역사적 명분 앞에서는 일본을 향한 날 선 비판과 공동체의 정의에 쉽게 흥분하고 몰입하며 군중속으로 자신을 숨깁니다. 그러나 정작 일상으로 돌아오면 풍경은 달라집니다. 일본에 대한 거부감을 소리 높여 외치던 이들이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①이란 명분을 앞세워 개인의 편의와 과시를 위해서는 거리낌 없이 일본산 렉서스를 구입하는 모순을 보여줍니다. 이는 과거의 비극을 잊지 않고 오랜 시간 독일산 차량의 구매를 거부하며 역.. 2026. 10. 29.
난망(難望)하다 내게 무구(無垢)한 사유는 부재(不在)이다. 쉰이 넘어도 여전히 흔들리고 미혹(迷惑)은 가라앉지 않는다. 비의 계절 뒤 호수에 이는 파문(波紋)은 깊어 무겁지만, 가뭄에 비토(祕土)가 드러난 호수의 파문(波紋)은 난망(難望)하다. 나도 찰나(刹那)에 그렇다. 2026. 10. 28.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책리뷰 > 추성만정 충즉즉(秋聲滿庭 蟲卽卽) : 동반자 목사님도, 스님도, 신부님도 운전대만 잡으면 속세의 치열한 심리전에 참전하십니다. 내가 급해서 깜빡이를 켜고 칼치기를 할 때는 '지각 위기에 처한 중생을 구하기 위한 은총이자 합리적인 자비'가 되지만, 내 앞에 무리하게 대가리를 밀어 넣는 차를 보면 '어디서 못 배운 사탄과 마구니가 날뛰냐'며 단호하게 혀를 차곤 합니다. 인간의 뇌는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전체 에너지의 20%를 쓰는 기관이기에, 본능적으로 가장 에너지가 적게 드는 생각의 지름길을 찾으려 합니다. 내 실수는 주변 상황 탓으로 돌리고 남의 실수는 인성 탓으로 치부하는 가용성 휴리스틱①과 행위자-관찰자 편향②은, 사실 우리 뇌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발동하는 가장 게으르고 안락한 방어기제인 셈입니다. 이러한 내로남불의 본능적 안주.. 2026. 10. 28.
보시(布施)로 비워지고 동중(同症, Co-sentiment)으로 채워지는 삶 우리는 살면서 참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 정신 없으니까 담에..!!"라는 표현을 영어권에서도 직역했을 때 "내 손이 가득 찼다(My hands are full)"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이 짧은 말은 단순히 정신 없다는 사실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책임과 욕망, 타인의 시선과 책무를 양손 가득 쥐고 있느라, 정작 숨 쉴 틈을 잃어버린 우리의 실존적 과부하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말이지요. 무언가를 더 쥐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믿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주먹을 꽉 쥔 채 스스로를 소진시킵니다. 그렇게 Burnout(번아웃, 에너지가 바닥나 모든 의욕을 잃어버리는 상태)은 결국 무언가를 절대 놓지 않으려 손에 너무 오랜 시간 힘을 주고 버틴 결과물입니다. 이 답답한 포화 상태를 풀 .. 2026.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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