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3강(호모스크립토르)의 주요 내용들이다.
문자의 권력은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 먼저 문자를 갖고 있는 힘,
지식 권력(Knowledge power)을 들 수 있겠고
또 하나는 문자를 소유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미치는 권력이다.
(...)
문자는 진정한 지식 혁명을 가능하게 한 훌륭한 지적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문자가 발명되면서부터 드디어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가 시작되었다...
(...)
구술언어와 문자언어의 관계는 절대 한 방향이 아니며, 굉장히 다층적인 관계이다.
(...)
문자는 낭송에서 묵독으로 매체 환경으로 변화하였다.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시각적 인상이 청각적 인상보다 더 명료하고 지속적이라서 사람들은 문자 이미지에 더 집착한다.
강력한 무기, 즉 사전, 문법, 교과서 등의 강력한 코드를 가지고 있는 탓에 언어와 철자법 사이의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문자 체계가 부당하게 우선시된다.
문자 체계는 언어의 의복이 아니라 하나의 변장이다.
: 소쉬르
(...)
문자의 역사는 결코
신화에서 이성으로,
구체에서 추상으로,
구슬에서 합리적 사유로
나아가는 직선형의 모습을 갖지 않는다.
(...)
문자언어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선을 넘어서 하나의 사유에 도달하게 한다.
문자는 인간으로 하여금 반성적이고 성찰적이게 해주는 속성을 갖고 있어서
우리는 한 편의 텍스트를 편집하여 문자를 수정함으로써
생각을 다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
(...)
단, 스페르버는
"음성 기술의 회기적 도약으로 향후 1세기 안에 대부분의 인간은 글쓰기 활동을 하지 않을 것"
이라고 예상하였다.
(...)
글쓰기는 결코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며, 인류의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에 보편화된 것이다.

"문자는 기술이다. 그것은 인간의 의식을 재구조화하는 기술이다."
: 월터 옹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문자는 촘스키의 사유를 빌려보아도 구술언어와 달리 2차적 표현 체계, 즉 skill이라는 의갼에 나 역시 동의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회학적 관점이 좀 더 중요하게 생각되며
문자에 대한 근대와 현대 현자들의 탁견을 우선 살펴보자.
우선 베이컨은 자신의 저서 [신앙 명상록]에서 문자(지식)가 곧 지배 권력임을 상징하는 유명한 말을 남긴다.
"아는 것이 힘이다. (Ipsa scientia potestas est : Knowledge itself is power)"
사회계약론과 에밀로 유명한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문자 이전의 원시 상태에 대한 동경을 표현하고
문자에 의한 지배 구조를 비판한다.
"수많은 저자가 인간은 본성이 잔혹하므로 이를 길들이기 위해 규제 규범이 필요하다고 성급하게 결론지었다.
그러나 원시 상태의 인간만큼 온화한 존재는 없다."
여기에 구조주의 대표 철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는 저의 대표 저서 [슬픈 열대]에서
문자가 소통의 일차적 기능이 인간을 노예화하는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만일 나의 가설이 정당하다면,
문자 커뮤니케이션의 일차적 기능은 노예(예속)화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들뢰즈, 푸코 등과 함께 현대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데리다의 사유는 정반대이다.
데리다는 그의 저서 [그라마톨로지(글쓰기에 관하여)]를 통해
문자 이전의 사회가 평화로웠다는 생각 자체가 문명인의 왜곡된 노스탤지어로,
문자가 인간 착취의 도구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는 언제나 원초적인 폭력과 글쓰기가 공존해 왔음을 설파한다.

저자 김성도는 문자에 대한 다차원적 확장성과 이후 문자의 미래 역할에 대해 상정한다.
그리고 문자가 만들어낸 인지혁명과 권력과의 조응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직간접적으로 병기하고 있다.
지면 배려(?)의 목적인지 모르겠으나 독자 스스로의 추가 학습이 자연스레 유도되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3강 호모 스크립토르인 것 같다.

#인간언어학, #호모스크립토르, #그라마톨로지, #데리다, #월터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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