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데이터베이스 역사(1) - 파피루스 그리고 인쇄술

언어는 계급이며 권력이다.

기록은 언어의 메신저이며 유산이 된다.

 

이번장은 인류 기록의 역사를 살짝 들여다 보도록 하겠다.

 

원시 시대 흔히 우리가 알고있는 최초의 문명 메소포타미아에서 설형문자의 기록은 주로 벽,돌, 나무등에 기록되어 있다.

이게 조금 발전된 형태가 점토판 정도이고

여타 4대 문명에서도 뒤를 따라 비슷한 형태로 (상형)문자의 기록이 시작되었다.

 

다음으로 종종 고대 관련 서적, 언론기사, 영화등에서 나오는 파피루스.

일명 종이의 고조선으로 불리우는 파피루스는 고대 이집트 나일강 인근에서 갈대와 비슷한 식물 줄기를 이용해서 만든 것으로 종이가 발명되기전 천이나 가죽과 함께 언어 혹은 수의 기록에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파피루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

파피루스, 천, 가죽으로 만든 두루마리를 간단하게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파피루스	두루마리(가죽)	천
글쓰기	상	중	하
이동성	상	중	상
내구성	중	상	상
경제성	상	하	중

 

위 세가지 기록도구들은 경제성 측면에서 사용자가 상이했다고 볼 수 있다.

지배층의 경우 비싼 가죽을 이용한 두루마리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내구성(보관기간)을 고려한 면도 있지만 구별짖기의 경향성이 강해보이고

파피루스의 경우 서민들이나 긴급(기록과 전달)을 요하는 기록에 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20세기부터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신약 복음서의 작성시기를 두고도 이 기록의 도구들이 중요한 단서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나 파피루스는 참으로 놀랍다.

BC3000년의 파피루스 AD105년의 종이

대량 생산성과 인쇄술과의 조우, 내구성등 모든면에서 종이가 월뜽하지만

그 시간의 간극을 생각해 보면 나일강 문명의 위대함은 가히 놀랍다.

물론 이러한 내 생각에 다이아몬드 교수는 그저 운~ 이라 하겠지만 말이다.

 

다음 세대는 종이다.

중국에서 2세기초에 발명된 것으로 알려저 있고 

12세기 실크로드를 통해 이슬람을 거처 서구에 전파되었다고 한다.

실크로드가 BC2세기경부터 시작해 종이가 발명된 한나라 후기에 걸처 변성했으니

파피루스에 영향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여튼 종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류의 진화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첬으며

인쇄술과의 조우는 역동적인 인류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는데

바로 종교혁명이다.

암울한 중세 교회의 타락과 후기 르네상스가 꽃피운 시기가 교차하던 16세기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의 파급력은 반세기전 구텐베르크에 의해 발명된 금속활자(인쇄기)로 시작된다.

필사에 의존하던 기록물들이 인쇄혁명으로 인해 문해력 보편화(대중화)에 크게 기여하는데

초기 종교혁명시 빠른 보급속도가 종교혁명을 성공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좀더 흥미진진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조지 핸프릭의 WEIRD를 읽어보길 권한다.)

여기서 하나 집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고려시대(구텐베르크보다 70여년 이른)에 제작된 직지심체요절이라는 불교 경전이 존재하고

이보다 100년전(1234년) 상정고금예문이라는 종이문서가 금속활자로 찍어낸 문서로 알려저 있음을 기억하자.

 

 

종이는 언어의 기록이며 인류 진화의 필수조건이었다.

종이가 전해준 통찰들로 위대한 철학자, 수학자 모두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물이니 불이니 하는 소모적 상상의 전처를 밟지 않아도 된 것이다.

종이는 이제 슬슬 계산기를 넘어 기록까지 담당하는 컴퓨터로 대체되고 있지만 21세기 중반까지는 호흡하지 않을까 싶다.

아쉽지만 이별을 준비할때가 된 것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종이로 제작된 서적만 보고있다.

곤조라 불러도 좋고 시대에 역행한다고 해도 좋다.

테이블, JSON... 하루 8시간을 정규화된 데이터 정글속에 서식하는 내게 책은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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