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필연적 무력감과 곤고(困苦)함으로 척박하고,
너는 선택적 자신감과 부요(富饒)함으로 자비롭다.
너와 나는 반목하며 갈등하나 또한 상보적이고 순환하는 양가적 질서 속에 공존한다.

누수바움은 부(富)에 대한 실질적 척도가 고통을 겪지 않고도 감당할 수 있는 손해의 총량이라 정의했고,
그 정의가 스스로에게 내린 아름다운 이름이 자비(慈悲:mercy)라 했다.
자비가 위계적이라면 그 지위는 필히 박탈되어 온기가 소멸될 것이다.
하여 자비의 호흡은 수평적이며 흐릿할때 따스하게 수용되고 지속된다.
자비는 결코 신의 선물이 아니며 맹자가 말하는 생득적 측은지심의 발현이다.
내겐 자비가 존재할까?
아니 존재한 적이 있던가?
다시 거울을 마주할 시간이다.

#자비, #mer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