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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by 홍보살 2025. 4. 7.

책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경구가 유명해서(공중 화장실에 붙어 있었던 것 같다 ^^)
현현(顯現)할 수 있었던 경구이다.

"부재(不在)는 존재(存在)를 증명한다"
- 황경신님 "생각이 나서" 中
난 이 경구를 조금 확장해 보고 싶다.
"부재는 존재를 강화하고 동시에 망각을 호출한다."


관계는 상호간의 지속적 공감의 진화로 존재의 확신과 지속력을 강화하지 않나?
 
갓이별 앞에 많은 연인들은 망연자실한다.
이때 이별한 상대에 대한 그리움은 peak time 을 찍는다.
그러나 아무리 물고빨던 관계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 지속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과거 [성문종합영어] 마지막 서비스 페이지의 "Out of sight, out of mind" 나 
이별 직후의 지인에게 하는 흔한 위로의 말 "시간이 약이다.(시간이 지나면 다 잊혀진다)"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된 인간의 성향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쉼없이 변화한다.
쉬운예로 MBTI로 계속 진화하며 정반대의 성향을 나타내는 포인트로 이동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본성은 변화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본성 또한 진화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반복적 실수나 판단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하므로 매우 원초적이다.
 - 반복 강박(repetition compulsion)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며 본능에 따라 변화에 강하게 저항하기 마련이다.
칸트선생의 정언명령을 조금 빌려보면 탐욕이 배제되고 기만하지 않는 실수는 보편적이며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경멸의 대상이라기 보다 긍휼(矜恤)의 대상이다.

공자왈 
인간은 40대에 미혹되지 않는다(四十而不惑) 했지만
우린 매 순간 순간이 혼란스럽고 여전히 불확실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는다.
50대에 천명을 깨닿는다(五十而知天命) 했지만 
되려 급류의 격차를 실감하고 허우적 거리며 아집(我執)을 배설하곤 한다.
 

생각만큼 쉽지않은 진보...
나의 머리속 진보란
다면적 관계속 공감의 확장과 이타심의 심화이며 
수반되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