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산문은 재미 삼아 쓴 글로 태클은 사영합니다.^^
봄이 절정에 이른 어느날
요단강을 건넌 지 오래된 철학자들이 요단강 초입 정자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고스톱을 치고 있다.

이때 막 쌈짓돈이 거덜나 하품을 하던 플라톤이 말을 꺼낸다.
"고스톱도 좋지만 그래도 철학의 대가들이 모였으니 모처럼 뿡뿡이(섹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 보는 건 어떠한가?"
발제자 대표를 자처한 플라톤이 먼저 운을 뗀다.
"아름다운 외모와 늘씬한 몸을 사랑하는 것은 저항할 수 없는 인력이 아니겠는가?"
이에 광팔고 쉬고 있던 스피노자가 한마디를 거든다.
"플라톤 자네는 플라토닉이니 뭐니 하는 촉수금지를 천명하지 않았던가?
의외군만, 내 생각엔 말일세...
사람들이 뿡뿡이를 너무 조하하기 때문에 그것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뿡뿡이를 욕망하기 때문에 그것을 좋다고 부르는 거라 생각하네."
이에 플라톤이 말한다.
"오해가 좀 있었구만... 허허허
일단 얼굴, 몸매도 안 보고 그게 가능하겠는가...?"
조커 2장들고 회심의 미소를 짖고 있던 라캉이 한마디 거든다.
"사람들은 남의 떡이 더 커 보여서 종종 옆집 남편과 아내를 동경하기도 하지. ㅋㅋ"
듣고 있던 플라톤이 한마디 한다.
"그건 걍 오로지 뿡뿡이만을 위한 것 아닌가?
그건 좀...."
여기에 듣고 있던 칸트가 한마디 한다.
"나도 플라톤 옹의 의견에 동의하네.
뿡뿡이를 배설의 수단으로만 보는 건 좀 거시기하지 말일세."
조용히 고스톱에 열중하던 들뢰즈가 "고"를 외치며 한마디 끼어든다.
"뿡뿡이를 수단이나 결핍 해소를 위한 것으로 보는 것보단
인구 감소 문제의 근원적 해결책인 생산이라 보는 건 어떠한가.
사람은 종국에 유전자의 번성을 위한 욕망의 기계일 수도 있다고 하던데 말일세."
개평을 기다리며 조용히 구석에서 막걸리 잔을 들이켜던 쇼펜하우어가 쓰디쓴 표정으로 한숨을 쉬며 나선다.
"유전자 번성이라니!!
들뢰즈 자네가 드디어 핵심을 짚었구먼
뿡뿡이는 로맨틱한 게 아니라네.
인류라는 종족이 제 종족을 유지하려고 개개인의 대가리를 속이는 거대한 사기극일 뿐이지.
종족의 번식 의지가 사랑이라는 탈을 쓰고 우리를 조종하는 걸세!"
그때 정자 밖 뙤약볕 아래, 낡은 대나무 통에 누워 낮잠을 자던 디오게네스가 긁적거리며 소리친다.
"거 철학자 양반들, 말들만 거창하시네!
배가 고프면 배를 문지르고,
뿡뿡이가 하고 싶으면 그냥 하면 되는 것을! 그렇게 부끄러워하고 숨기니 병이 나는 법 아니겠소.
나는 그냥 길거리에서 해결하네!"
쌍피를 얻어 피박을 면한 니체가 들고 있던 고스톱 패를 탁 치며 호쾌하게 웃는다.
"허허허 디오게네스 자네가 육체의 위대한 이성을 아는군!
칸트 옹처럼 이성이니 도덕이니 하면서 육체를 억압하는 자들은 모두 나약한 환자들일 뿐이지.
뿡뿡이는 부끄러운 배설이 아니라네.
삶의 에너지를 가장 강렬하게 분출하는 초월적 힘의 의지이자 동시에 축제인 거시야~"
칸트와 니체가 격렬하게 논쟁하는 모습을 보며 고스톱 패를 섞던 고자(告子)가 헛기침을 하며 거든다.
"거 노랑머리 선비 양번들 참 말들이 많으시네.
물이 동쪽으로 터지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지면 서쪽으로 흐르지 않겠는가~
뿡뿡이도 본능의 물길이 이끄는 대로 흐르게 두면 그만이란 걸 정년 모른단 말인가. ㅉㅉㅉ"
<관련 경구 모음>
"육체적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영혼의 아름다움을 사랑하기 위한 디딤돌이다."
☞ 플라톤 - [향연] 中
"우리는 어떤 것이 좋기 때문에 그것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그것을 욕망하기 때문에 그것을 좋다고 부른다."
☞ 스피노자 [에티카] 中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
☞ 자크 라캉
"너 자신에게나 다른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인간성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고, 결코 한갓(오직) 수단으로만 대하지 않도록 그렇게 행위하라."
☞ 칸트 [도덕 형이상학 정초] 中
"욕망은 결핍이 아니다. 욕망은 생산이다. 욕망은 생산하는 현실이고, 욕망하는 기계이다."
☞ 들뢰즈, 가타리 [안티 오이디푸스] 中
"남녀의 사랑은 아무리 객관적으로 고상하게 포장되더라도,
결국은 종족 유지라는 성적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것은 종(種)의 의지가 개체를 속이는 사기극이다."
☞ 쇼펜하우어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 성애의 형이상학] 中
"굶주림은 배를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성적 욕망도 그처럼 쉽게 문질러서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디오게네스 (길거리에서 자위행위를 하다가 사람들의 비난을 받자 던진 일화 속 경구)
"신체는 위대한 이성이다. 나는 너희들에게 육체를 무시하지 말고, 육체의 위대한 이성을 충실하게 따르라고 가르치고 싶다."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
식색성야(食色性也 : 먹는 것과 남녀 간에 사랑을 나누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 : 사람의 본성은 소용돌이치는 물(湍水)과 같아, 동쪽으로 터놓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놓으면 서쪽으로 흐른다.
인간의 본성에 선과 악의 구분이 없는 것은, 물에 동쪽과 서쪽의 구분이 없는 것과 같다."
☞ 고자(告子)

#철수다, #철학자들, #수다, #뿡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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