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persona)는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로 연극에서 배우가 착용하는 가면을 가리키기도 했으며,
현대에서는 사회학/심리학/철학등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이다.
이 페르소나(persona) 에서 파생된 단어가 person 으로 "인간"으로 기의되나
좀더 정확한 의미는 "인격체" = "인격을 갖춘 사람" 으로 해석함이 옳다.
human 이 생물학적인 의미에서의 인간을 의미한다면
person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생물학적 인간에 존엄을 부여된 상태로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현대 페르소나는 어떤 의미로 사용될까?
인간은 개별 타자들의 주체 속 자신의 표상에 대해 원칙적으로 간섭할 수 없다.
"타인은 지옥이다" 라는 유명한 경구가 설명하듯
주체로써 나는 나 자신에 한정되고 타자에게 표상되는 나는 타자의 주관적 판단만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길동이는 원래 주사가 많은 사람"
"마골이는 검나 입이 비루해"
"또박이는 여자를 넘넘 조아해"......
그래서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 개별 타자들 혹은 군집 무리에게 각각의 페르소나를 만들어 낸다.
골프모임에서는 명랑골퍼로
도서모임에서는 근엄한 사회학자로
동네모임에서는 쌈마이 아가리 파이터로
이렇듯 각각의 페르소나는 개별 군집이나 타자에게 의도적으로 나의 표상을 각색하고 투사하며 표상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병리학적 다중 인격과는 차이가 있는데 타자에 대한 기대치 조정과 상대방에 대한 탐색 목적도 있으며,
무엇보다 관계 형성과정에서 오는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는 방어기제가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다.
세익스피어 비극 중 멕베스 초입에 마녀들의 대사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Fair is foul, foul is fair 선과 악이 2분법으로 명확히 구분할 수 없다는 의미다.
회의론자들의 시조격인 피론의 에포케 역시 의미는 동일하다.
그만큼 인간의 타자에 대한 판단은 방어 본능적이며 적당히 호혜적이다.
"저놈은 딱 보니 너무 호전적이니 피하지 않으면 다칠 수도 있겠어."
"딱보니 사기꾼 기질이 다분해 보여"....
페르소나도 생존을 위한 감관들의 진화에 대응하는 진화 중 하나로 이해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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