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존경, 성애, 연민 그리고 시뮬라시옹 [사랑의 기술] 독후

by 홍보살 2025. 12. 17.

순수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거리를 허용하는 것이다.
- [중력과 은총] 시몬베유
시뮬라시옹


에리히 프롬에게 사랑의 조건은 보호, 책임, 존경, 지식 이 4가지이다.
구분은 했으나 서로 상보적이고 경계가 흐릿하여 중복 서술된 부분이 많아 가급적 중복은 피하려고 한다.

신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불가지론자 입장인지라 힌두 철학 브라만(Brahman, 책속에서는 바라만)의 다양성과 통일성의 관계를 설명하니 이 부분만 간략하게 서술하도록 하겠다.

만일 사랑의 세번째 요소인 '존경'이 없다면,
책임은 쉽게 지배와 소유로 타락할 것이다.
존경은 두려움이나 외경은 아니다.
존경은 이말의 어원(respicere - 바라본다)에 따르면 어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그의 독특한 개성을 아는 능력이다.
존경은 다른 사람이 그 나름대로 성장하고 발달하기를 바라는 관심이다.
이와 같이 존경은 착취가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
존경은 오직 자유를 바탕으로 해서 성립될 수 있다.
프랑스의 옛 노래가 노래하듯 '사랑은 자유의소산'이며 결코 지배의 소산은 아니다.



존경은 있는 그대로 타자의 모습을 수용하고 인정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수단으로써 혹은 사회적 착취의 목적이 아닌 위계적인 시선을 벗어나 타자를 바라본다는 의미가 된다.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침투하는 것이고 이러한 침투를 통해 알려고 하는 나의 욕망은 합일에 의해 만족을 얻는다.
융합하는 행위를 통해 나는 당신을 알고 나는 나 자신을 알고 나는 모든 사람을 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나는 오직 한 가지 방법에 의해서만 인간에 대한 살아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들의 사고가 제시하는 지식에 의해서가 아니라 합일의 경험에 의해서만 알 수 있다는 것을


프롬이 사랑의 능동성을 피력하는 구절이다.
사랑 받기 위한 상품화 과정이 아니라 주기위한 적극적인 실천으로 융합을 요구한다.
이 융합의 과정에서 보편적인 지식으로 접근 불가한 초월적 경계의 근원적 지식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근원적 지식이란 아마도 교환가치로 획일화된 가치가 아닌
공생적 관계인 어린 아이와 어머니 사이에서 오는 무한한 감정,
아가페(agapē)적 사랑에서 오는 숭고함과 부요함을 말한다.

충분한 지식을 얻는 유일한 길은 사랑의 '행위'에 있다.
이 행위는 사상을 초월하고 언어를 초월한다.
사랑의 행위는 대담하게 합일의 경험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에 의한 지식은(역시) 사랑의 행위에 있어서 충분한 지식을 위해 불가결한 조건이다.


위 언급된 구절의 연속으로 마지막 구절을 살펴보면
단지 사랑의 행위만이 모든걸 포용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랑이 착취나 폭력등의 소유욕으로의 변질을 피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에고에 대한 고민과 학습이 분명 필요하다고 설파한다.

성애

유기체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할때 굶주림이나 갈증이 생기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성욕이 생긴다는 점까지는 타당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욕은 갈망이고 성적 만족은 갈망의 해소이다.
이러한 성욕의 개념을 잦는 한,
사실상 자위는 이상적인 성적 만족이리라.


사랑안에 공존하는 성애의 독릭적 지위를 박탈하는 문구라고 봐도 좋다.
성욕과 사랑은 hash join 과 같아 상보적이다.
성욕은 유성생식으로 번식하는 모든 생물의 유전자적 명령으로 거부할 수 없는 테제이며
사피엔스는 여기에 사랑(이성)과 짝을 이룰 때 사랑안에 머무를 수 있다고 갈파하는 대목이다.

어린애의 사랑은 '나는 사람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있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 받는다'는 원칙에 따르고 있다.
...
무조건적 사랑은 어린애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가장 절싱한 갈망이다.
한편 어떤 장점 때문에,
곧 사랑받을 만헤서 사랑받는 경우,
언제나 의심이 남는다.
...
보상으로 주어지는 사랑은 자기 자신 때문이 아니라 상대자를 즐겁게 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받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분석해 보면 사랑받는게 아니고 이용될 뿐이라는 쓰라린 감정을 쉽게 일으킨다.


외모, 금력등의 이유로 사랑받을 때는 늘 불안감이 공존하고
이별을 맞이한 후에는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좌절을 맞본다는 의미다.
해서 사랑하는 데는 이유가 없다는 말...
"자기는 나의 어디가 그렇게 좋아?" 라는 질문에...
정답은 "몰라, 걍 다 좋아" 가 된다는 말이 된다.
[유한계급 - 베블런]의 경구를 인용해 보자.
"아름다움의 규범, 예절의 표준, 의복의 예식, 심지어 생활필수품의 성격조차도 모두 유한계급의 요구사항, 즉 금전적 지위의 요구사항에 의해 결정된다"

모두가 신데렐라를 꿈꾸는 2025년 대한민국
상대의 금력에 규정된 사랑의 지속시간이 과연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사람을 주로 표면적으로 지각한다면 나는 주로 차이점을 지각하게 되고 이 차이점은 우리를 분리시킨다.
내가 핵심으로 파고들면,
나는 우리들의 동일성, 곧 우리는 형제라는 사링을 지각하게 된다.
중심과 중심과의 이러한 관계는 주변과 주변의 관계와는 달라서 중심적 관계이다.


위 말은 '비교(比較)' 라는 단어와 '유비(類比)'라는 단어가 갖는 차이점으로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비교 : 두 개 이상의 대상을 놓고 그들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피는 행위
유비 : 서로 다른 대상을 비교하여 공통점이나 유사성을 찾아내어 한 대상을 다른 대상에 비추어 이해하는 방식
모든 관계에 있어 어떠한 시선이 중요한지를 명확하게 말해주고 있다.

무력한 자는, 그의 생명이 주인에게 달려 있기 때문에 주인을 사랑한다.
어떤 목적에 이바지 않는 사랑에 있어서만 사랑은 펼쳐지기 시작한다.
무력한 사람을 동정함으로써, 인간은 형제에 대한 사랑을 발달 시킨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도 인간은 도움이 필요한,
곧 약하고 위태로운 자기를 사랑한다.
동정에는 지식과 동일시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의존적 사랑의 갈망에 대한 포용과
이전에 기술한 공감의 최고 단계인 연민(compassion)의 발현이 만드는 이타적인으로 기울어진 호혜적 관계,
즉 형제애를 설명한다.
2001년 만취한 일본인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이수현씨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ㅠ

성애는 본질적으로 배타적이며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또한 성애는 아마도 현존하는 사람의 형태 중 가장 기만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성애 속 내재된 소유욕에 대한 설명이다.
가진 즉 한 사람에게 집중하고 이외 타자에게 배타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이며
기만적이라는 말은 곧 환상을 말하고 머물지 못한다는 의미와 함께한다.

낯선 사람들이 친밀하게 아는 사이가 되면 이미 극복해야 할 장벽도 없고,
더이상 갑작스럽게 접근할 수도 없다.
사랑받는 사람을 자기 자신처럼 잘 알게 되는 것이다.
사실은 거의 모른다고 말해야 옳을지도 모르겠다.
만일 상대방에게 더 깇은 경험을 했다면,
또는 우드들이 그의 Personality의 무한성을 경험할 수 있다면,
상대방이 이와 같이 친밀해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장벽을 극복하는 기적은 매일 새로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의 경우,
타인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곧 탐구되고 곧 고갈된다.
그들의 경우, 친밀감은 우선 성적 교섭을 통해 확립된다.
그들은 상대방의 분리를 우선 신처적 분리로 경험했기 때문에 신체적 결합은 분리 상태의 극복을 의미하게 된다.
...
그러나 이러한 모든 형태의 접근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희박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로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 새로운 타인과 사랑을 추구하게 된다.
언제나 새로운 사랑은 이전의 사랑과는 다르리라는 환상을 품고...
이러한 환상은 성적 욕망의 기만적 성격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
환상이 사라질때 그들은 이전보다도 더욱 뚜렷하게 그들의 격리감을 느끼게 된다.

한세기가 지난 현시대 인스턴스한 사랑까지 잘 설명하고 있다.
수년 전 TV속 토크쇼에서 배우 김희선씨가 이렇게 말했다.
"남자들의 이상형은 뭘까?...."
같은 진행자인 문소리씨 왈...
"처음 본 여자......"

헤겔의 말처럼 "타자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함" 의 긴장의 과정을 생략한 채 서로의 육체만을 탐닉하는 성애의 한계는 명확하다.

물론 나이트 클럽에서 부킹으로 만난 남여가 결혼해서 금술 좋게 롱런할 수도 있다.
혹 그들이 현시점에 멋진 금술을 지녔다 하더라도
그 지난한 심적 융합의 과정까지 짧다고 귀결 할 수는 없지 않을까?

성애는 '의지'라는 요인을 무시하고 있다.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단이고 판단이며 약속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사랑이 철저하게 의지와 위임의 행위이다.

성애는 책임이 동반하지 않기에 착취적 소요가 내재해 있다는 말로 보인다.


사상은 무지의 더욱 정묘한 지평이고 사실상 마야의 온갖 교묘한 책략 중에서 가장 정묘한 것

우리가 안다고 믿고 따르는 신념 체계들이 사실상 실재 보다 더 사실같은 시뮬라시옹(마야) 같은 것이라는 말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속의 모든 체계들에 대한 저항의 표현이다.
보드리야르의 오리지날 보다 더 실제같은 시뮬라크르(가짜 이미지)가 지배하는 사회 현상 즉 시뮬라시옹(Simulation)과 같은 개념이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에 대한 접근은 다학제적 관념론으로 기울지만 따스하다.



#시뮬라시옹, #사랑의기술, #에리히프롬, #성애, #연민, #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