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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카르페 디엠(Carpe diem)

by 홍보살 2025. 1. 13.


문화자본의 보다 깊은 각인을 위한 철학과 역사의 충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유명한 경구 정도는 조직내 교감을 위한 필수 상식이 되곤한다.
그 중 "카르페 디엠"과 "메멘토 모리"로 얘기해 보자.

카르페 디엠(Carpe diem)는 "오늘을 잡아라(pluck the day)" 또는 "순간(현재)을 즐기라" 로 번역되며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로 번역된다.

Carpe diem


아무래도 카르페 디엠이 더 유명하고 그에 비례하게 소비된다.
일상에서 카르페 디엠은 "즐겨~~ 알게모야?" 정도의 의미로 가볍게 방어기제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이 "카르페 디엠"은 BC 23년 로마 공화정 시기에 호라티우스가 "오데?" 라는 시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그리스 멸망 후 로마가 지배했던 공화정 말기로 페르시아 문화와 오리엔탈주의(여기서는 불교의 영향)가 실크로드로 융합된 헬레니즘시대이며 스토어학파와 에피쿠로스학파의 사유가 주류이던 시기이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공포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완전한 인간의 심약한 신에 의지
그리고 가족 대표(일명 가장)의 씨족 공동체 중심의 시민국가였던 그리스 시대의 종말은
군집보다는 개인의 참선(로고스)과 절제를 강조하는 헬레니즘 문화를 정초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카르페 디엠"은 과거로 부터의 개인적 진화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한 내적 분투가 아닐까?

작금의 2030세대들을 보자.
5060세대들이 보기에 연봉 3000만원 급여에도 수천만원짜리 외제차를 소유하며 월세방에서 거주하는 그들이 어떻게 보이는가?(월세방도 양반이다 캥거루족 처럼 여전히 부모에게 의지한다)
2030들이 말하는 카르페 디엠을 5060들은 어떻게 해석하는가?


지금의 2030에게는 과거 5060들이 가젔던 희망이 없다.
생계와 연애를 하면서도 성실히 10년간 저축하면 집을 살 수 있던 희망이 있던 시기
질적 고저를 떠나 일자리를 고를 수 있던 시대
지금은 어떠한가?
점점 좁혀지는 취업의 문과 임금격차 그리고 도저히 소유 불가능해 보이는 집값
연애도 포기한다. 결혼도 포기한다.
출산은 자동으로 포기하게 된다.

이런 현실속에서 라때는~~ 만 외치며 아직도 5060들은 철이없다며 2030들을 책망하기만 한다.
5060의 노후는 2030들의 몫이고 우리나라는 인구배당효과로 인한 리스크가 목전까지 엄습하고 있다.
세월을 함께한 기간의 합으로 현명하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
각자에게 과거의 시간은 이미 전두엽에 의해 밤마다 필터링 되고있다.

나는 흘러가는 현재의 시간을 의미없이 소진하자는게 카르페 디엠이 아니라 생각한다.
과거에서 배우고 진화하며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게 호라티우스 가 말하고자 했던게 아닐까?
 
Fools are tormented by the memory of former evils,
wise men have the delight of renewing in grateful remembrance the blessings of the past.
어리석은 사람은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며 괴로워하고, 

현명한 사람은 과거의 축복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기뻐한다. - 에피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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